충주 전투비행단 공군 상황관리병 (CQ, 야간근무 당번)
(1) 부대 지원 계기
우선 공군의 경우 육군보다 3개월 길지만 훈련이 편하고 휴가가 많으며 개인 시간이 많다는 점에 이끌려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입대를 하게 되면 2번의 시험을 보게 됩니다. 첫 번째 시험은 특기시험입니다. 아무 자격증도 가져가지 않아 헌병에 끌려갈 운명이었지만 다행히도 특기 시험을 잘 보게 되어 ‘운항관제’라는 특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특기 학교에 가면 자대 배치 점수에 들어가는 필기 시험을 또 보게 됩니다. 아쉽게도 그 때 시험 공부를 하지 않고 기가 지니라는 신문물에 눈이 팔려 시험을 못 봐 자대는 서울 근교가 아닌 충주 비행단에 가게 되었습니다.
(2) 입대 시점 및 그의 선정 기준과 추천하는 휴학•입대시기
2020년 3월에 입대했습니다. 원래는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입대를 계획하고 있었으나 조금이나마 전공에 대해 더 알고 군대에 입대해 자기계발을 하고 싶었고 끝마쳐야 할 들이 몇몇 있어 3학년 2학기를 마치고 입대하게 됩니다. 1~2학년 끝나고 군대를 가는 친구들이 다반사라 늦게 갔다고 걱정했는데 그런 문제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다만 추천하고 싶은 입대시기는 역시 친구들 갈 때 따라가는 게 베스트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군 휴학에 있어 3학기만 휴학하고 복학하되 중간에 휴학을 한 번 하거나 초과학기를 한 번 하는 것을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많은 분들이 우려하시는 부분이 전공을 듣고 군대에 갔다 오면 까먹는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틀린 말은 아닌 게 저도 많은 부분을 까먹었습니다. 하지만 전역하고 복습할 시간도 충분하며 오히려 전공을 듣고 군대에 가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고민의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전공이 맞지 않는다면 다른 길을 생각해볼 수도 있고 전공이 맞는다면 세부적으로 어느 분야에 대해 관심이 있는지 등에 대해 말입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전공을 듣고 입대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3) 본인의 전공을 살려 지원했는지와 입대 시 인정되는 전공/자격증 정보
운항관제라는 특기 자체가 ‘이과’에게 매우 유리한 특기입니다. 이 특기를 얻기 위해서는 ‘전투지원’이라는 항목의 점수가 상당히 높아야 하는데 이 부분이 특기시험에서 수리 부분에 해당합니다. 물론 난이도는 낮은 쉬운 문제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특기 시험은 시간 싸움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문제를 풀어내야 합니다. 심지어 시간을 1초라도 넘기면 조교가 잡아가 0점 처리를 하게 될 정도로 중압감이 있는 시험입니다.
운항관제 특기는 두 개로 나뉘는데 비행기 스케쥴을 작성하는 상황관리병과 활주로에서 새를 쫓고 관리하는 병이 그것입니다. 저는 이른바 CQ라 불리는 상황관리병을 하게 되었습니다.
(4) 지원 및 훈련소 입소과정과 특기 또는 자대 배치 과정
훈련소 입소를 할 때 간단한 건강 체크 후 강당에 모입니다. 강당에서 훈련소 대대를 배정받은 뒤 오와 열을 맞추어 훈련소 숙소로 들어갑니다. 거기서 가져온 짐을 모조리 집으로 택배 보내고 적막한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자대 배치 과정은 ‘훈련소 성적’ 50%와 ‘특기학교 성적’ 50%의 합산으로 순위를 매겨 1,2,3순위를 적고 원하는 자대에 가게 됩니다. 훈련소 성적은 화생방, 유격, 행군, 각개전투 등 모든 훈련 참여 여부와 사격, 필기시험의 성적으로 점수를 매깁니다. 특기학교 성적 또한 필기시험의 성적으로 점수를 매깁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가산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보급, 군기, 군수, 급양 근무 등 다양한 근무가 있으며 소대, 중대, 대대 근무 등 집단을 대표하는 자리를 하면 가산점을 줍니다. 또한 특기학교에서도 배식이나 청소 등 급양 도우미를 하게 되면 가산점을 줍니다. 이런 점수를 차곡차곡 모아 높은 등수를 하게 되면 자신이 가고 싶은 자대에 갈 수 있으니 열심히 노력하시면 좋습니다.
(5) 일과 및 개인 정비 시간
CQ는 스케쥴 근무제라 일과 시간이 다릅니다. 오전 근무를 할 경우 7시에 출근해 16시에 퇴근하며 야간 근무를 할 경우 14시에 출근해 23시에 퇴근합니다. 그 외 시간은 모두 개인 정비 시간입니다. 스케쥴 근무이기 때문에 위로휴가가 부여될 수도 있습니다.
(6) 현재 맡은 보직과 실제로 수행하는 업무
CQ의 주업무는 조종사들이 보다 원활하게 비행하실 수 있도록 스케쥴을 작성하고 변경사항을 안내하고 준비물을 챙겨드리는 일들입니다. 가장 중요한 업무가 비행이 끝난 스케쥴을 문서에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일입니다. 이 일을 하는 데 있어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까?’가 주된 고민거리였습니다. 그래서 일을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각종 매크로를 만들고 일을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일할 수 있도록 안내책자를 만든 바 있습니다.
운항관제 CQ는 조종사의 하루 스케쥴을 담당합니다. 각 TV 3개에 보딩판과 상황판을 틀어 놓고 기상 상태와 오늘의 스케쥴을 띄웁니다. 그리고 메인 컴퓨터에서는 실시간으로 바뀌는 당일 스케쥴을 수정하고 내일, 모레의 스케쥴과 예비 스케쥴까지 작성합니다. 수정할 때마다 조종사분들께 연락을 드리고 수정 항목에 따라 정비, 무장, 운전병, 항공작전과 등 다양한 곳에 전화를 합니다. 하루 비행이 끝나면 비행을 정리하는 파일에 해당 내용을 정리하고 모든 조종사가 퇴근해도 비상사태를 대비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보통은 오전과 오후에 비행을 실시하지만 한 달에 7,8번씩 야간비행을 실시합니다. 그 날은 오전에는 비행하지 않고 오후와 야간에 비행을 실시합니다
(7) 해당 보직의 훈련량 및 훈련 강도
지하 벙커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하는 보직인 만큼 몸으로 움직이는 훈련은 없다고 보면 됩니다. 화생방 상황이라면 방독면을 끼고 훈련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지하 벙커라 그것마저 없이 전투기가 잘 뜰 수 있도록 돕기만 하면 됩니다. 훈련 강도는 0입니다.
(8) 대략적 휴가 일수와 외출 및 면회 제도
기본적으로 부여되는 연가 28일과 성과제 외박 45일 정도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열심히 군생활을 하다보면 포상휴가 18개를 모을 수 있고 야간 근무, 스케쥴 근무 여부에 따라 위로휴가도 받을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휴가는 120일 정도였습니다.
외출과 면회도 한 달에 1,2번 할 수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 코로나 시절 군대를 입대하고 전역해 단 한 번의 외출만을 해보아 잘 모릅니다.
(9) 부대 시설과 부대 위치 및 교통
성적이 낮아 충주에 오게 되었지만 부대 위치 및 교통은 아주 훌륭합니다. 우선 택시를 타고 15분 정도면 버스 정류소에 도착하게 되는데 휴가를 같이 나가는 모르는 사람과 더치페이를 하면 5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탈 수 있습니다. 또한, 버스를 타고 서울까지 1시간 반이면 도착해 꽤나 가까운 거리입니다. 시내에도 다양한 먹을 거리가 있어 외출에도 좋습니다.
부대 시설로는 파리바게트, 중국집, BHC, 얌샘김밥 등 먹을 거리가 풍부하고 볼링장, 당구장, 탁구장 등 운동 시설 또한 많습니다. 볼링장의 경우 생일자는 무료로 칠 수 있으니 아주 좋습니다.
(10) 자신이 군대에서 한 자기계발과 추천하는 자기계발 활동
저 같은 경우 군대에서 남는 것이 시간이어서 HSK 자격증을 준비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중국어 공부를 재미로만 해왔고 대학교에 와서도 초급 중국어 1,2를 들었을 정도로 즐겨서 까먹기 전에 공부해보자 해서 준비했습니다. 다른 친구들의 경우 수능 공부를 하는 친구도 있었고 회계사 공부를 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추천하고 싶은 것은 공부보다 ‘운동’입니다. 서울대 학우분들이야 공부는 지금까지 실컷 해왔고 군대 가서까지 공부할 필요보다는 오히려 제한된 환경인 만큼 꾸준한 운동을 통해 근력을 키우고 몸을 가꾼다면 그것이 자신에게 남는 가장 큰 자산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원격 수업을 듣는 것 당연히 가능합니다. 다만 군 내부에는 와이파이가 없기 때문에 데이터를 사용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근무시간에도 공부가 가능한 환경이어서 최대한 일을 끝내 놓고 여유로운 시간에 공부를 진행했습니다. 그 외에도 휴대폰 시간이나 주말에도 시간이 있다 보니 여유롭게 공부 플랜을 세워 공부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11) 복무 중이나 전역 이후에 복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
입사할 때 가산점은 없지만 복무 기간 동안에 ‘사회생활’에 대해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윗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미필과 군필이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며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있습니다. 몇몇 직업군에서는 복무기간을 연차로 쳐주기도 합니다.
(12) 군 생활을 하게 될 후배에게 하고싶은 조언
군대라는 곳이 가기 싫은 곳은 맞지만 막상 가보면 생각보다 지낼만 하고 똑같이 사람 사는 곳이다 보니 재미있게 즐기고 올 수 있습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러 간다는 좋은 마인드로 지내다 보면 금방 전역할 것입니다.